뉴진스를 3m 거리서 생생히…베일 벗은 1호 K팝 전문 공연장

입력 2023-12-03 18:21   수정 2023-12-04 00:56


“티켓값만 20만원 가까이 냈는데, 무대가 너무 멀어서 개미만 구경하다 온 것 같다.”

국내에서 팝스타 공연이 열릴 때마다 관객 사이에선 이런 불만이 속출한다. K팝 주요 공연이 열리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이나 고척스카이돔에서 자리가 조금만 위층이나 뒤로 밀리면 시야가 제한돼서다. 이들 공연장이 ‘대중음악 전문’이 아닌 ‘스포츠 경기장’이라서 벌어지는 일이다.

지난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K팝 시상식 ‘멜론뮤직어워드(MMA) 2023’에서 베일을 벗은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달랐다. 1만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공연이 끝난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놀라울 정도로 무대가 잘 보였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국내 1호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설계 때부터 해외 팝스타의 내한공연, K팝 아이돌 콘서트 등에 최적화된 무대·음향 시스템을 준비했다는 얘기다. 미국 코네티컷주 ‘모히건 선 아레나’의 운영사 모히건이 ‘미국 최고의 공연장’으로 7번이나 선정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그 말이 실감 났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탁 트인 시야였다. 한쪽 벽면에 무대가 일자형으로 설치된 다른 공연장과 달리 객석이 무대를 360도로 감싸고 있는 형태라 어떤 각도에서든 무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좌석 구조를 다양하게 바꿀 수도 있어 최대 1만5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무대와 객석 간 거리도 가까웠다. 스탠딩석 앞줄은 무대와의 거리가 3~5m에 불과했고, 좌석 3~4층에서도 가수의 움직임이 세세하게 보일 정도였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아레나 플로어는 무대를 더 화려하게 장식했다. LED(발광다이오드) 화면으로 이뤄진 팔각형 모양의 무대 바닥 장치가 시상식이 열린 3시간 내내 오르내리면서 이색적 무대를 만들어냈다. 뉴진스 무대에선 ‘ㄷ’자 모양의 통로가 되기도 하고, NCT드림 무대에선 푸른 파도가 물결치는 3단짜리 계단이 되기도 했다.

음향도 수준급이었다. 고음과 저음에서 음향이 뭉개져 들리는 일이 없었다. 밴드 연주에선 베이스와 진동이 객석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관계자는 “대규모 공연용 사운드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메이어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이라고 했다.

모히건은 이곳을 ‘K팝 공연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서울 도심에서 가기엔 다소 멀지만, 인천공항과 가까워 해외 팬을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아레나 근처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호텔, 카지노, 쇼핑몰, 실내 워터파크 등이 있다. 이날 공연에도 영어 중국어로 된 응원 피켓을 들고 있는 해외 팬이 다수 보였다.

앞으로 3~4년간 인스파이어 아레나 같은 전문 공연장이 국내에 여러 곳 들어설 전망이다. CJ그룹은 경기 일산에 2만석 규모의 ‘CJ라이브시티 아레나’를, 카카오는 서울 창동에 1만8000석 규모의 ‘서울아레나’를 짓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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